■ 교육현장 4 (교관과정을 접수하다)
합격을 하고 나니 옆에서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 나는 전공도 사범대학교 교육학을 전공했으니 안 맞는 것이 이상하긴 했다.
근데, 교관과정 접수비용이 4OO 만원 이란다. 또 큰처남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빌려 교육비를 내고 80시간 비행을 하고 비행 로그를 써야 하는데, 직장 일을 하면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러나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왔다 갔다, 기름값, 밥값에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제법 됐다. 나는 그때 스킨스쿠버, 프리다이빙 강사로 취미 생활에 제법 많은 돈을 쓰고 있었던 때이기도 하다.
■ 교육현장 5 (전 주임을 모시다)
나의 드론 조종자 시험 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 팀장인 전 주임께서(이하 전 교관) 이제 본인도 드론을 해보시겠단다. 그래서 김 교관께 “사람 하나 더 데려올 건데요 사람만큼은 제가 보증을 하겠습니다. 절대 배신 하지 않고, 나이 60 먹어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분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니, “그럼, 신 교관님이 가르치세요!”라고 하신다. (그땐 좋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분 걱정이 되었고,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을 많이 써야만 했다) 흐흐 죽었어!
전 교관은 나름, 열정이 있어서 드론이 마음대로 안 되면 고민하고, 연구해서 꼭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분이셨다. 2달 만에 실기시험을 보시고 무난히 합격하셨는데, 그날 나는 직장 일 때문에 시험장에 가보지 못했다. 김 대표님의 전언에 의하면 “이제까지 실기시험장에서 떨거나 긴장하지 않은 사람은 전 교관뿐이시다. 이런 분 처음 보았다”고 하셨다.
아무튼, 특이한 분이시다. 어쩌면 이것저것 주변에 신경을 안 쓰는 '냉혹한' 이거나, 고도의 집중력으로 주변을 차단하는 그런 분이신 것 같았다. 참으로 드문 사람이다. (시험장에서 바람이 세게 불어서 라바 콘이 넘어갔고, 시험을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시험장 진행에도 애를 먹어서 한 20분 이상 조종기를 들고 조종자 위치에서 대기 상태로 서서 계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 교육현장 6 (한 주임을 모시다)
전 부서에서 함께 일하신 한00 주임과 계속 드론 관련 얘기를 전화통화로 하다가 전 교관이 합격했다고 하니 광나루로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오기 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보고 전화 문의해서 김 교관과 통화까지 하셨단다. 광나루에서 모이면 먼지만 폴~폴 나는 전, 한, 신 3명이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드론 날리는 것도 같이 보면서 미래 전망과 노후 먹거리로 이보다 나은 것이 없는듯하다 얘기하고, 영업이 아닌 설명을 듣고 바로 조종자 교육과정 접수를 하신다.
이로써 바야흐로 3명의 드론 조종자가 탄생하고 드론교육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겠는가! 또, 친형제보다도 더한 우정과 의리로 끌어주고 잡아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 나이에!
■ 교육현장 7 (한 주임 실기시험을 보다)
이제 한 주임(이하 한 교관)께서 조종자 필기시험에 합격 하셨고, 실기시험 연습을 했는데. 이런! 시험을 수일 앞두고 슬럼프가 오신 듯 했다. 일이 바빠서 자주 나가보지 못했었는데 내 불찰이 컸다. (이분도 손길이 많이 필요하신 분이셨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았지만, 국수집 나 교관, 크롱 교관이 부교관으로 가르치다 보니 중구난방, 혼란을 겪어서 그런 것이려니 추측해 보았다. 한 교관은 실기시험 당일 날 호버링 콘도 제대로 못 맞추는 일이 벌어졌다.
한 교관과 휴가를 내고 영월 시험장으로 전날 미리 함께 내려가서 숙소에서 자고 있는데,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밤12시30분, 근데 한 교관이 아직도 구술 요약 노트를 손에 들고, “전방 이상무!, 좌측 방, 우측 방 이상무!” 방에서 구호를 외치시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손짓까지 해가면서, “그만하고 자요. 내일 시험도 봐야지요. 그만하면 충분해요. 안 해도 되요” 내가 말렸다. 얼마나 긴장이 되셨으면 밤 늦게까지 저러고 계신지 참!
다음날 7시에 실기시험장 문은 열리고, 들어가서 연습비행을 해보는데 “이런, 호버링 콘 2미터 직전에 서서 정지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된장! “잠깐만요. 지금이게 맞아요? 아직 다 안 갔잖아요? 누가 이렇게 가르쳤어요? 이렇게 안 하셨는데. 왜 이렇게 되셨는지요? 다, 잊으세요. 전부 다 잊어버리시고요. 처음부터 다시, 콘 먼저 맞춥시다.” 내가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김 교관님도 어이가 없어 하셨다. “오늘 시험은 어렵겠는데요?”
참나,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 건지, 지금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다들 뭐하신 건지, 다른 교관들이 원망스러웠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원래 실기시험장은 긴장도 되고, 지형지물과 시야가 다르고, 햇볕이 많지 않아 콘을 못 맞추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었다. ㅎㅎ)
콘 옆에 보조자가 가서 수신호로 위치를 정확히 맞추는 작업을 하고, 비행코스도 그려보고 연습을 했다. 하지만, 50m콘이 문제였다. 시력이 좋지 않아 먼 곳의 콘 수술이 날리는지 알아채지 못하시고 계속 지나가신다. 어쩌나!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햇빛이 강하면 착시현상이 심하고, 날씨가 흐려도 심해진다.)
실기시험은 시작되었고, 안전유지를 위해 뒤에서 내가 부교관을 서게 되었다. 한 교관이 비행 전 기체점검을 하는데, 이게 뭔 일인가? 가르치지도 않고, 구호에도 없는 말들을 중얼중얼 쏟아내고 있지 않으신가! “프롭 점검 하겠습니다? ~~점검하겠습니다.” 이런! 긴장하셨나보다. “아! 이러면 어려워지는데”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그래도 시험 중에 부교관이 개입하는 것은 금물이었다.
모터 기동, 이륙, 코스를 그리는데 50m콘을 지나갈 듯하다. (그때 갑자기 내가 헛기침이 났다..^^) 원주비행은 9시 콘이 살짝 나갔다. 그래도 괜찮다. 저녁 6시 한 교관이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노력한 만큼 결과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되었다.
■ 교육현장 8 (전00, 한00, 신00 부교관 시대)
만나기만 하면 폴~폴~! 먼지만 일으킨다는 (유래가 되어 자칭) '폴3'가 만났다. 이제 폴3 부교관이 가르친다. 아니, 이미 조종자 합격하신 분들은 자기 사업을 위해 가끔 오시고, 나와 순천만 대첩을 함께 이룬 동기 조종자들도 이제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김 대표님이 데리고 온 새로운 교육생이 오셨다. 근데 2분의 여성이셨다. 뭐냐? 실기시험장에서 고생시킨 (스나이퍼) 동기생 안00 이후, 더 이상 여성분은 안 받는다고 했었는데 김 교관님과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동 대표 분이시고 30대 후반 이시랬다. 나름 열의가 있어도 보였다. 전 교관, 한 교관이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셨다.
교육원 분위기도 나름 더 괜찮아졌고, 크롱 교관, 정0길, 박0호 이렇게 3분도 전주 임실 가셔서 조종자 실기시험을 합격을 해오셨다. 안개가 많이 껴서 8시 이후 9시가 되어야 실기시험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지방은 이런 곳이 꽤 있다. 당일 새벽에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갈 때도 안개 때문에 시속 60km/h 이하로 달려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지방으로 실기시험을 보러 당일치기로 가시려면 좀 더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 교육현장 9 (폴3 교관 반에 들다)
암튼, 전, 한, 신은 나란히 교관 반을 등록했고 지도조종자 접수를 하고, 비행 로그 시간을 적어나가고 있었다. 평소처럼 광나루에서 드론 교육을 마치고, 00메밀 막국수를 먹기 위해 천호공원 부근으로 이동했고, 거기서 김천 교관과정 입소를 몇 주 앞둔 3명이 함께 식사를 하게됐다.
김천 TS 교통안전공단 (이하 TS) 교육입소와 객관식 시험문제 얘기를 하던 중 문득, 내가 웹 서핑으로 획득한 교관시험 요약노트 12장짜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먼저 시험을 보신 어떤 분이 TS 교관 반 기본교재를 나름 요약하여 시험에 나올 부분만 표시한 한글화일 문서였는데, 김 교관님에게 1부 드렸다. 좋은 자료는 김 교관님에게 먼저 공유해서 나름 이쁨도, 보살핌도 받아왔고, 챙겨드린 만큼 나 역시 얻어가는 지식이 많았으니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관계였다.
그런데, 옆에서 그걸 보던 크롱 교관과 나 교관, 관리소 교관이 자기도 달라고 하는데 건네 드리기가 난해했다. 획득해 온 곳이 여기와 다른 세계라 누설하면 안 되는 책임감도 있었다. 나 교관에게 내가 보던 1부를 넘겨주었다. 이 3분은 식사가 끝나고서도 식당 밖에서 내가 준 자료를 보며 놀라워하고 있었다.
훗날, 이걸 가지고 나 교관이 업그레이드해서 교관 반 교육생을 모아 강의를 다녔다고 하니 수익창출, 일자리 창출이 아니고 무엇인가.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지금은 시중의 서점에 이러한 내용 들의 책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비밀이랄 것도 없다.
먼저 로그를 다 쓰신, 청평 크롱 교관, 국수집 나 교관, 관리소 0 교관, 항공촬영 황교수 교관, 그 외 한 분해서 총 5명이 김천 교관과정 2박3일 일정의 교육과정을 입/퇴소 후 지도조종자 자격을 획득해 오셨다. (정확히는 지도조종자 교육과정 이수다) 이제 이분들은 정교관이 되고, 사업자를 내서 각자 자기 이름으로 실기교육원을 (TS에 신청하고 인가를 받아) 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분들이 되셨다.
훗날 전해 들은 얘기로는 나 교관은 1문제 틀려서 96점으로 합격했다 하고, 크롱 교관은 72점으로 간신히 합격했다는 후문이다. 누가, 누가 더 잘했는지는 이해가 엇갈린다. 왜냐하면, 나 교관은 1문제 틀렸다고 100점을 못 받았다고 후회와 안타까운 말을 했지만, 크롱 교관은 강의시간에 잠을 푹 자고, 놀면서 72점을 받았다고 턱걸이로 한 합격도 합격이니,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래서 누가 더 잘했는지는 엇갈린다는 얘기이다.
이 얘기를 듣고 나는 과감히 말했다. “교관이라고 다 같은 교관이냐 구요? 96점짜리 교관이 있고, 72점짜리 교관은 다른 것입니다. 열정이 중요하지요.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하지만, 나의 이 얘기를 김 교관님은 상당히 싫어 하셨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까지 하셨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둘 다 절실하게 느끼는 사건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또 하기로 하자)
이전에 김 교관님은 김천 교관시험에서 100점을 받았고, 교육생들에게 박수까지 받았다고 한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다고 하셨고, 10분 만에 문제를 다 푸셨다고 하셨다. 역시 내공이 다르시다.
부디 사업번창 하시길. 드론으로 먹거리를 창출하시길 기대해 본다.
작가 프로필
필명 : 리모컨
경북 문경이 고향.
서울 송파거주.
국민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졸업.
ROTC 육군대위 만기전역(34기)
소개 :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직장생활을 하는 3딸의 가장이자 평범한 사람이다.
호기심이 많았고, 오랜 기간 다양한 취미와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중 우연하게 드론이라는 다소 생소한 영역을 접하게 되고, 그곳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고,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스킨스쿠바 강사, 프리다빙 강사, 드론 실기평가관의 자격을 갖추었고 드론교육원에서 교관으로 일한 적도 있었고, 조종면허와 소형선박면허 소지자로 한강에서 구조업무에도 종사한 적도 있다.
2종 소형면허를 취득해 bmw 대형 오토바이를 타고, 또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1급 아마추어무선기사. 제한무선통신사, 육상무선통신사, 항공무선통신사 등의 자격을 취득해 무선을 쓰는 것도 일상화되었다.
운수업체에 취업하기 위해 도로교통안전관리자로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아직 하지 못했고, suv 자가정비를 한 지도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취미는 직업이 되면 피곤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취미는 취미를 넘어 직업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 여정을 함께 되돌아 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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