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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2 17:35 | 최종 수정 2022.11.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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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지휘관들은 강군을 만들기보다 병사들 안전이 최우선이라 훈련도 안한다는 자조적인 우스개소리가 돌았다. 군인들은 다른 공무원들과 달리 진급이 안되면 계급정년이 있어 짐싸서 집에 가야한다.
지휘관 이임식에서 <지휘관 생활을 무사히 마무리 한 것>을 축하한다. 반면 사업주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전에도 작업장내 사상자가 생기면 어지간한 규모가 아닌이상 온갖 민형사상 소송에 시달리다 망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이후에는 더 심해졌다.
1997년 그 까마득한 옛날 내가 근무하던 그시절에도 삼성물산 건설에서는 일 안해도 좋으니 사고만 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입사하기 직전에 구포열차사고가 발생해서 김해 공병학교에 가던 선배들을 비롯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78명 사망, 198명 부상) 삼성물산건설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주력사업도 아닌데 그룹차원에서는 골치아팠던거다. 사고나면 한두사람 해고가 아닌 토목사업본부 자체를 없애버린다는 위기감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 사업을 하면서 여러 건설사를 상대하다보면 안전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 가릴거 없이 일을 못하게 할 정도로 사람을 못살게 군다. 최소한 우리가 거래하는 큰 업체들은 다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계속되니 회사 저 위에 계신 높으신 분들은 이 업을 계속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얼마나 고민이 되겠나.
얼굴도 모르고 어디서 뭐하다 왔는지도 모르는 협력사 일용직들이 사고를 내고 교과서에 나와있지도 않은 유형의 사고가 나면 어떻게 예측을 해야할지 이 모든 일을 책임을 져야한다는게 억울한 면은 있지만, 사업장내 사고는 저 말단 예하부대 병사든 내 직원이든 협력사 일용직이든 모두 <내 책임>이라고 인식을 하기에 군대 지휘관이든 사업주건 안전사고에 전전긍긍하고 관리를 하고 안전에 돈을 쓰게 된다.
이번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이해할수 없는 면이 바로 그러한 점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모이는게 예상이 되고 더군다나 현장 참여자가 사고가 날거 같다고 신고가 여러차례 들어갔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반응일수 있었을까?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안움직였다는건 <내 책임>이라는 인식이 부족했기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사고에 정부든 서울시든 용산구청이든 경찰청이든 어느 한군데서라도 내 책임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렇게 큰 대형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거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고태호 동문은◆
1995년 3월 ~ 1997년 6월 ROTC #33 육군소위 임관/ 22사 공병소대장/본부중대장
1997년 7월 ~ 2000년 10월 삼성물산건설부문 토목사업본부(공채38기)
2004년 5월 ~ 현재 (주)태헌 대표이사
2017년 1월 ~ 2019년 12월 ROTC 33기 총동기회장
2018년 1월 ~ 현재 한국 조명공업협동조합 등기이사
2018년 1월 ~ 2019년 12월 ROTC중앙회 상임부회장
2019년 1월 ~ 현재 영등포구청 장학회 등기이사
2020년 1월 ~ 2022년 12월 ROTC중앙회 통일정신문화원 등기이사
2020년 6월 ~ 현재 영등포구청 장애인체육회 이사
2020년 6월 ~ 현재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상임부회장
2021년 3월 ~ 현재 화성시 육상연맹 회장
2021년 4월 ~ 현재 화성시 장애인 육상연맹 회장
2022년 1월 ~ 현재 ROTC중앙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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