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꿈은 대권을 잡는 것이다. 정치 신인이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나의 꿈은 대권을 잡는 겁니다."라고 말을 하면 동료 정치인이나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치인으로서 지향점은 맞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이 갈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은 자신의 야망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다. 그런 과정에서 동료 정치인과 국민의 믿음을 받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직장인에게 물어보자. "직장에서 꿈이 뭡니까?"라는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IMF 이전 시대만 하더라도 사장이나 임원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IMF 이후에는 가늘게 길게 조직에서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이 되려고 20대의 대부분을 올인한다. 대학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취업을 향해 전력을 다한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그런 직장에 막상 입사하고 난 뒤에 꿈은 무엇일까? 최소한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는 것이다. 기왕이면 제때 승진하는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는 승진을 못하더라도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40대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조기 명퇴 권고가 만연한 세태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이라면 단위 조직의 목표 설정 권한과 인사평가 권한을 부여받은 직책자(주로 부장급에서 맡는 팀장, 임원이 맡는 실장 또는 본부장)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 동료, 선배, 후배가 따라주고 인정하는 구성원으로 남는 것도 좋지만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단위 조직의 직책자를 지향하는 것이 좋다. 직책자가 된다는 것은 마치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의 입장이 되는 격이다. 부모가 되어보지 못하면 자식 입장에서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 부모이기에 겪어야 할 희로애락이 있다. 직책자가 된다는 것은 좋은 측면도 있고 나쁜 측면도 있다. 직책자가 아니면 모르는 것(보고 듣고 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직장마다 역량모델을 정해놓는다. 그중에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역할을 정해놓는다. 리더십 역량이라면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이며 리더가 되면 평가받는 능력이다. 또한 직책자로서 책임지는 단위 조직의 책임 권한 내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 직책자로서 공통적으로 요구받는 역할이다. 대부분 세 가지의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첫째, 전사 전략목표 달성에 필요한 해당 조직에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에게 평등하고 정의롭게 배정하는 것이다.
둘째, 쉽지 않은 목표를 배정받은 구성원에게 업무 목표 달성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주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셋째, 합의된 목표와 목표 달성 여부를 측정하는 방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할 때 구성원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직책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직책자가 되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입장에 놓이게 된다. 구성원에 대한 리더보다는 상사에 대한 팔로워로서의 역할이 더 크게 보인다. 책임감이 온몸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는다. 직장에서 정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녀가 출가할 때까지, 적어도 취업을 할 때까지 직장에 재직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때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려면 대부분은 직장 내 직책자가 되어야 한다. 임원이 아니면 50세 이상 재직하는 경우가 드물다. 공공부문이나 공기업인 경우에는 정년까지 재직할 가능성이 크다. 그 외 직장인이라면 정년까지 재직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직책자의 자리 숫자는 매년 직장의 경영상태에 따라 늘 수도 있고 급격하게 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승진이 동결되어 빈자리가 생겨도 충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실적으로 직책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직책자가 안되더라도 직책자에 못지않은 리더가 되어 볼 필요가 있다. 직책자가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직책자가 아닌 구성원이 직책자로서의 권한을 갖지 않고서 직책자처럼 생각하고 일을 한다면 어떨까? 직책자와 함께 섞어놓으면 누가 직책자인지 구분하기 힘들 만큼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유형의 구성원을 로버트 E 캘리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팔로워(Follower)'라고 부른다.
직장인이라면 재직하는 동안에 리더의 경험을 해보자. 직책자가 아닌 구성원 입장에서 권한이 없는 자발적인 리더의 역할-바람직한 팔로워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해보자. 그 경험은 직책자가 되는데, 자신의 성장에 있어서 크고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
신세계, 코스트코, 홈플러스, SK텔레시스에서 20년 근무.
기업교육(HRD) 분야에서 컨설팅, 강의, 저술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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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사내강사 실무 노하우, 퇴직 후 1인 기업 창업 스타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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