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전후하여 경영에서 ESG가 큰 화두로 떠 올랐지만, ESG가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ESG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하여 ESG의 역사적 흐름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의제로 등장한 것은 1987년에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공동으로 채택한 ‘우리 공동의 미래(Out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다. 일명 브룬트란트보고서(Brundtland report)라고 불리는 이 보고서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자원과 잠재력이 유지될 수 있는 발전”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인류가 빈곤과 인구 증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의 위기에 직면해 앞으로 대재앙이나 파국을 맞이하지 않고도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엔환경계획은 1992년 브라질 리우회의에서 ‘리우선언’을 채택했고, 리우회의에서 ESG 환경 영역의 기반이 되는 세계 3대 환경협약인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협약을 신설했다.
1997년에는 기업이나 기관이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lobal Reporting Initiative: GRI)가 설립되었다. GRI는 2000년에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에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2016년에는 GRI 표준(GRI Standards)을 정립했다. GRI 표준은 경제, 환경, 사회 부문으로 나누어 기업이나 기관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2006년에는 ESG 투자의 출발점인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UN PRI)이 결성됐다. UN PRI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된 이슈를 투자 정책 수립 및 의사결정, 자산운용 등에 고려한다는 6대 책임투자원칙을 발표했다. UN PRI에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을 포함해 2020년 3월말 기준으로 전 세계 3,038개의 투자사 및 투자 기관이 가입되었다. UN PRI는 금융투자 원칙으로 ESG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현재 기업 경영에서 강조되는 ESG 프레임워크의 초석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중요 이벤트는 2017년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 포스(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TCFD)에서 발표한 재무정보공개 권고안이다. TCFD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분석하고,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감축 지표와 목표의 4가지 측면에서 재무정보공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로 볼 수 있는 사건은 바로 2019년에 있었던 BRT(Business Roundtable) 선언이다. BRT는 애플, 아마존, 월마트, 블랙록과 같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기업의 CEO가 참여하는 연례 회의이다. 2019년 연례 회의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은 기업의 전통적 목적인 주주 이익의 극대화 원칙을 폐지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가 통합된 새로운 기업의 목표(purpose of a corporation)를 선언했다. 18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서명한 이 선언에는 과거 주주를 최우선시 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주주를 포함하여 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BRT 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2020년 1월에 전 세계 최고경영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투자결정에서 핵심 요소로 반영할 것을 밝혔다.
2020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지속가능성과 이해관계자가 핵심 주제로 다루어졌고, 9월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측정(Measuring Stakeholder Capitalism)’이라는 제목의 지속할 수 있는 가치 측정 가이드라인 백서도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KPMG 등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이 참여하여 작성되었고, 지배구조, 지구, 사람, 번영을 4대 축으로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가 제시됐다.
전체적으로 종합해보면 ESG는 1987년에 발간된 브룬트란트보고서에 언급된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시작되어 2006년 UN PRI를 통해서 구체화되었다. 여기에 더해 2019년의 BRT 선언, 2020년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강조되면서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본 칼럼은 동작경제신문과, 성남매일경제에 동시 연재되고 있습니다.
◆◆ 필자소개 ◆◆
▲KMAS 자문위원 진성한 대표
◆ 경력
(현) (주)한국산업기술경영연구원 대표
(현) KIITM 아카데미 교육연수기관 원장
(현) 건국대학교 벤처전문기술학과 경영공학박사
(현) 산업응용분야 공장관리기술사
(현) 경영지도사(생산관리)
(현)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현) 서울중소벤처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전문 상담위원
(현)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
(현) 스마트팩토리혁신추진단 스마트평가위원
(현) K-ESG평가원 기획평가위원회 진단‧평가위원
(현) 메인비즈협회 ESG 경영컨설팅 전문위원
(현) ISO인증 검증(선임)심사원
(현) ISO인증 & ESG 심사원/전문가 양성과정 교육 전담교수
(현)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 R&D 평가위원
(현) 한국콘텐츠진흥원 평가위원
(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평가위원 외.
◆ 전문분야
기업진단, 경영전략, 공정개선, 생산혁신, 품질개선, 경영컨설팅, ISO인증심사,
ESG진단.평가, ESG컨설팅, ISO인증심사원 및 ESG심사원 양성과정 교육
(교육과정: ISO9001/14001/45001/50001/27001/37001/ESG심사원 양성과정 외 다수)
◆ 저서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ESG 완전정복]
-ESG 경영의 이해와 실행 지침서-